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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방울꽃 - 자작시

                         * 한국의 야생화 : 방울꽃(멸종위기)

 

                                                          

                                                       In Our Tears / Secret Garden

 

           

방울꽃

보랏빛 머금고 피어난 꽃

여리고 다소곳한 너의 모습

분홍빛 사랑과 푸르름의 애절함 안고

비바람과 찬이슬 지나

힘겹게 예까지 왔구나

어떤 사연이 있길래

분홍빛 마음 오히려

퍼런 멍 되었나

하늘을 향한 너의 호소가

햇살을 만나더니

이렇게 피어나는구나

 

 

방울꽃

쥐꼬리망초과의 다년초

낮은 지대의 습기가 있는 그늘에서 자란다. 높이 30∼60cm이다.

방울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을이 다가옴을 알 수 있다. 이 꽃의 생김새는 축음기를 닮았다.  

연한 자주색 꽃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  연약한 풀꽃이다.

방울꽃은 습한 나무 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며 숲 그늘에 자란다.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한국(제주도)·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관련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의 일입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숲속 구석에는 달팽이 한 마리와

예쁜 방울꽃이 살았습니다.


달팽이는 세상에 방울꽃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지만

방울꽃은 그것을 몰랐습니다.

토란 잎사귀 뒤에 숨어서 방울꽃을 보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얼른 숨어버리는 것이 달팽이의 관심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아침마다 큰 바위 두 개를 넘어서 방울꽃 옆으로 와선

" 저어 - 이슬 한 방울만 마셔도 되나요? "

라고 하는 달팽이의 말이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비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 방울꽃 곁의 바위 밑에서 잠 못 들던 것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 자기 몸이 마르도록 방울꽃 옆에서 있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민들레 꽃씨라도 들을까봐 아무 말 못하는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숲에는 노란 날개를 가진 나비가 날아왔습니다.

방울꽃은 나비의 노란 날개를 좋아했고

나비는 방울꽃의 하얀 꽃잎을 좋아했습니다.


달팽이에게 이슬을 주던 방울꽃이 나비에게 꿀을 주었을 때에도 달팽이는

방울꽃이 즐거워하는 것만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 다른 이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그를 자유롭게 해주는 거야."

라고 민들레 꽃씨에게 말하면서 까닭 모를 서글픔이 밀려드는 것 또한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방울꽃 꽃잎 하나가 짙은 아침 안개 속에 떨어졌을 때,

나비는 바람이 차가워진다며 노란 날개를 팔랑거리며 떠나갔습니다.


나비를 보내고 슬퍼하는 방울꽃을 보며 클로버 잎사귀 위를 구르는

달팽이의 작은 눈물 방울이 사랑이라는 것을, 나비가 떠난 밤에

방울꽃 주위를 자지 않고 맴돌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꽃잎이 바람에 다 떨어져 버리고 방울꽃은 하나의 씨앗이 되어 땅 위에

떨어져 버렸을 때, 흙을 곱게 덮어주며 달팽이는 말했습니다.


" 이제 또 당신을 기다려도 되나요? "

그제서야 씨앗이 된 방울꽃은 달팽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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