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가까이 있는 꽃 / 도종환 가까이 있는 꽃 / 도 종 환 아침부터 안개가 산을 덮고 있습니다. 어린 산국들이 아직 노란 잎에 묻은 이슬을 말리지 못한 채 옹송거리고 모여앉아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향기를 맡아보니 그 향기가 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작다고 향기가 적은 게 아닙니다. 가을 산의 쑥부쟁이도 구절초도 다 저.. 좋은 수필 2010.01.01
[스크랩] 결실의 계절 앞에서 /도종환 결실의 계절 앞에서 /도종환 백일홍꽃 위에는 가을햇살도 노랗게 내리는가. 아늑한 가을 오후의 햇살이 손에 잡힐 것만 같다. 사과빛을 연두색에서 서서히 분홍으로 바꾸어가는 햇살. 인적 드문 들길에서 코스모스의 살갗을 매만지기도 하다 대추알 위에 앉아 한잠을 자고 일어났는지 대추알 얼굴 한.. 좋은 수필 2009.12.28
[스크랩] 적게 가져야 더 많이 얻는다./법정 적게 가져야 더 많이 얻는다. /법정 내가 사는 데는 아직도 얼음이 얼어 있고 눈이 잔뜩 쌓여 있는데 이곳 남쪽에 오니까 꽃이 피어 있다. 내가 아마도 욕심이 많기 때문에 무소유를 그렇게 강조하게 된 듯하다. 내가 늘 가만히 반성해 본다. 지금도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오두막 살림에서 보면 다.. 좋은 수필 2009.12.25
[스크랩] 삶이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 허영자 삶이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사람의 삶에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오히려 언짢고 궂은 일이 더 많을 지도 모르지요. 항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우리들의 삶에서 행복한 순간을 슬기롭게 다스리는 것이 더없는 미덕이라면 불우하고 불행한 때를 잘 이겨내는 인내 또한 실로 총명한 지혜라고 .. 좋은 수필 2009.12.22
[스크랩] 용서의 첫눈을 기다리며 / 정호승 용서의 첫눈을 기다리며 /정호승 얼마 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시 낭독회를 가진 적이 있다. 수형자들에게 책의 향기를 불어넣기 위해 올해 교도소에서는 여섯번째 열린 시 낭독회였다. 강당에 먼저 와 질서정연하게 앉아 있는 그들 사이로 걸어 들어갈 때 부끄럽게도 나는 그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 좋은 수필 2009.12.16
[스크랩] 법정 - 침묵의 의미 침묵의 의미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먹고 뱉어 내는 것이 입의 기능이긴 하지만, 오늘의 입은 불필요한 말들을 뱉어 내느라고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고를 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끼리 마주보며 말을 나누었는데, 전자매체가 나오면서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지껄일 수 있게 되었다. 민주공화.. 좋은 수필 2009.12.13
[스크랩]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다 / 정호승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다 / 정호승 저는 별을 좋아합니다. 달도 좋아하지만 별을 더 좋아합니다. 달이 은근하고 포근한 누님 같다면 별은 다정한 형님 같습니다. 달빛이 인자한 어머니의 빛이라면 별빛은 왠지 내가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의 빛이라고 생각됩니다. 달빛은 마냥 따스하게 느껴지.. 좋은 수필 2009.12.09
[스크랩] 삶의 나무, 죽음의 나무 / 성낙향 삶의 나무, 죽음의 나무 / 성낙향 [2009 경남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의 한쪽 어름에 공터가 있다. 그곳에는 버려진 문짝과 의자와 그것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로부터 버려진 것 같은, 별 특징도 볼품도 없이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원래는 어느 집 마당의 정원수였던 .. 좋은 수필 200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