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1.

샘물 퐁퐁 2010. 7. 19. 14:53

 

 

                                                                          

 

하느님 의지하며 청빈의 삶 살아
거상의 아들로 태어나 사치와 향락에 빠져
주님의 음성 듣고 자선하며 가난의 길 걸어

 

참으로 유명한 분이다. 성경에 나와 있는 성인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가장 유명한 성인이 아닌가 싶다. 심지어 개신교 신자들도 공경하는 성인이다.

유명한데는 이유가 있다. 감동이 그것이다. 프란치스코 성인(St. Franciscus Assis, C. 축일 10. 4)의 삶과 신앙, 그리고 영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이제 그 감동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성인은 1182년 이탈리아의 아시시에서 태어났다. 로마와 피렌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탈리아 중부의 소도시다. 아버지 베드로 벨라도네는 프랑스에 지점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거상이었다. 그래서 당시 전 세계를 다니며 무역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부자였으니 당연히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라틴어, 프랑스어도 배웠다.

부잣집 도련님들이 대부분 그렇듯 프란치스코는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자라면서 차츰 사치와 향락에 빠지기 시작했다. 돈을 물같이 썼다. 그렇다고 해서 무자비하거나 냉혹한 성격은 아니었다. 꽉 막힌 성격도 아니었다. 돈 많이 쓰고, 인심 좋은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자연히 프란치스코 주위에는 놀기 좋아하는 청년들이 몰려들었다. 아버지는 세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아들의 모습에 내심 흡족해 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의 인생에 결정적 전환점이 온다. 영웅심 가득했던 프란치스코는 기사가 될 꿈을 안고 한 전투에 참가했다가 포로로 잡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부다. 아버지는 엄청난 보석금을 내고 아들을 고향으로 다시 데리고 왔다. 이때부터 프란치스코의 삶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프란치스코는 한동안 큰 병을 앓았다. 이후 프란치스코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올바로 사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고, 자주 가난한 이웃들에게 자선을 하면서 기도하는 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프란치스코는 다 쓰러져 가는 성당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성 다미아노 성당이었다. 그때 갑자기 십자가상 그리스도로부터 음성이 들려왔다.

“프란치스코야, 가서 허물어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 세워라.”

이는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라는 말씀이었지만 당시 프란치스코는 ‘그 집’을 자신이 지금 기도하고 있는 성 다미아노 성당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 성당은 당장 수리가 필요했다.

프란치스코는 즉시 성당 수리에 필요한 재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집에서 귀중한 물건을 빼내와 판 뒤 그 돈을 성당 사제에게 내놓으며 수리비로 써 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신부는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았고, 프란치스코는 돈을 성당 창문 안으로 던져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당시 여행 때문에 집을 비운 상태였다.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크게 분노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재산을 교회에 바칠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쯤 되자 아버지의 화가 극에 달한다. 아버지는 프란치스코를 좁은 구석방에 가두고, 자신이 직접 성 다미아노 성당에 가서 돈을 되찾아 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재산을 모두 성당에 기부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주교 앞으로 끌고가 아들이 더 이상 미친짓을 하지 않도록 충고해 달라고 했다.

여기서 유명한 일화가 생긴다. 훌훌 벗어 던졌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을 꺼냈다. 그리고 옷까지 벗어 아버지에게 주었다.

완벽한 가난의 길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는 이후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하느님만을 따르는 진정한 청빈의 삶을 살았다. 아무것도 갖기를 원치 않았다. 의복도 항상 해어진 남루한 것만을 원했다.

특히 1209년 성 다미아노 성당에서 미사 참례 당시 성서에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전을 넣어 가지고 다니지 말고 식량 자루도, 여벌옷이나 신도, 그리고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마시오. 일하는 사람은 먹을 것을 얻을 자격이 있습니다”(마태10, 9-10)하신 말씀을 듣고 나서는 더욱 더 청빈의 삶에 정진했다.


정영식 신부 (수원 영통성령본당 주임)
최인자 (엘리사벳·선교사)
http://blog.daum.net/duaworld/15714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