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Francis Lee
아시나요?
푸르름이 한창 물들어가고
향기론 꽃들의 향연이 지나갈 무렵
기대와 희망의 꽃이
하루 밤 비바람에 적시어 꺽여지고
땅바닥에 산산히 흩어 떨어진 날의 아린 기억을..
뒷 마당에 조용히
곱게 곱게 자라던 제라늄
가지는 그렇게 꺽여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그의 푸르름을 보며 자라온
나의 기대와 자랑은
그렇게 한 순간에 허물어져 버렸습니다.
내 안에 있던 한 자락의 선함도
올음도 다 허물어졌습니다.
꺾여진 상처자리 투명한 액체
소리없는 눈물로 하늘향해 흘리더니
무더운 한 철 지나고
선선한 바람부는 저녁 어느 날
우연히 마주 친 가지엔
제 살로 감싸며 어루만진 흔적이
도톰이 남아있었습니다.
그 흔적을 통로 삼아
가지는 웃자라나
아픔을 기억한 생명의 꽃을 피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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