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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왕실, 한반도 고서적 대량 보유 사실인가?

일본 왕실, 한반도 고서적 대량 보유 사실인가?

세계일보 | 입력 2010.01.31 15:19

 
일본 궁내청이 조선 왕조와 고려에 걸친 한반도 각 시대의 중요 서적과 문서들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세간의 소문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31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 왕실 사무를 전담하는 궁내청이 조선왕조의 중요 서적과 문서를 보관하고 있다면서 그 일부를 소개했다. 신문은 1910년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이후 조선총독부를 통해 조선왕조 서적들이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궁내청이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된 것은 '제실도서(帝室圖書)'인데, 이는 조선왕조 당시 의학과 관습, 군(軍)의 역사 등을 소개한 서적 38종류 375책(冊), 그리고 역대 왕이 교양을 쌓기 위해 받던 강연인 '경연(經筵)'에 사용된 서적들이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조사를 벌여 궁내청에 보관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문서에는 1392년 조선 건국 초기 자료도 있고, 국보에 이어 중요 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된 의학서적류, 분류가 안된 일부 서적집도 포함돼 있다. 양국 정부는 1965년 국교정상화 당시 문화재와 문화협력협정을 체결, 한국에서 온 문화재 약 1천300점을 일본이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신문은 "양국 정부는 국제법상 문화재 인도는 완료된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조선왕실의궤의 경우 한국 국회가 2006년 12월 반환요구 결의를 채택하고 외무장관도 2008년 4월 한일 외무회담에서 국내 사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반환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제실도서와 경연 관련 자료도 조선왕실의궤와 유출경로가 유사한 만큼 한국 정부에서는 한일 강제합병 100년이 되는 올해 이들 3점을 함께 반환함으로써 양국간 우호의 상징으로 삼고 싶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내 한국 전문가들은 "일본 궁내청이 관리하는 서고에는 분류가 안된 조선왕조 서적 등 30만권 이상이 보관돼있다는 소문이 계속 나돌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공식 확인하지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내에서 이번 보도를 계기로 중요 문화재 서적과 문서들에 대한 반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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