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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스크랩] 죽음

[죽음]

  
죽음이라는 것만큼 인간 상호간의 동질성을 
적나라하게 증명해 주는 징표는 없다. 
우리 모두가 아무리 어떻게 다르다 해도 
죽음 앞에서는 완전히 동일하다. 
우리 서로가 다르고 차이가 있다는 환상을 
깨트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어쩌면 죽음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죽음을 통해서 
이 환상을 깨고, 우리의 분리 장벽을 허물어뜨려, 
우리 죄를 용서하시면서 우리 서로 형제·자매가 
되라 하셨던 것(요한15,12-17)이다. 
죽음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들은 
분리(separating), 
떨어져 나가는 것(departing), 
뭔가 끝나버린 것(ending), 
떠나가는 것(leaving), 그리고 
외로움의 시작(beginning of loneliness)같은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참으로 
일치(union)와 통교(communion)의 길이요, 통로이다. 
죽음의 순간에 가서야 비로소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가족, 친구, 모든 형제·자매들을 
바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알았던 '우리'가 아닌 다른 어떤 것, 
나라와 종족, 종교, 피부색, 세기를 달리했을지라도 
'우리'의 하나였던 '우리'를 
그 때에 가서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가 정말 잘 살고, 
또 정말 잘 죽기 위하여 서로서로 '우리'를 살아야 한다. 
'우리'의 이별을 그렇게 가꾸어 가야 한다. 
[헨리 나우웬]

출처 : 은혜(恩惠)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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