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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스크랩] 맑고 밝은 하늘처럼...

 
맑고 밝은 하늘처럼...   /신 영


욕심에 욕심은 끝이 없다.
삶의 가치는 소유에 있지 않음을 깨닫는 나이,
인생의 목표 또한 가진 것에 있지 않음을 터득할 나이.
그저, 함께 호흡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오늘,
곁에 있어 고마운 존재인 것을 또 깨닫는 아침이다.
긴 기다림으로 마음 졸이며 조바심으로 보채던 모습이
한 아이의 모습처럼 스쳐 지나는 아침이다.
엄마 잃은 아이처럼 울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모두를 잃어버린 것만큼 처절하도록 그리움이 되어
내 온 삶 모두를 묶어 놓았던 때가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때,
생각을 들추면 생각 속의 생각들이 일어나
그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날이 내게도 있었다.
그 지난 시간은 모두가 감사이고 은혜이다.
갈매기가 저 창공을 날기 위해 움츠린 모습처럼...
그렇게 나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조바심 내는 아이를 다독거리며,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던 이,
오늘은 더욱더 고마운 아침을 맞는다.
눈을 감고 깊은 명상(묵상)에 잠기면 
오가는 숨결 위 호흡하는 또 하나의 나를 만나며
매일 새벽 정화수에 기도했을 당신을 떠올린다.
그 기도의 힘을 입어 나 오늘도 이렇게 사는 것을,
당신의 그 마음이 고마워 눈물이 철철 고이는 것을,
그 누구의 것도 될 수 없는 당신과 나.
너와 내가 되어 우리로 호흡하는 것처럼...
자연과 우주의 힘을 입어 하나 된 우리임을 고백한다.
그 누구의 것이 아님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았을 그 마음을,
못내 내색하지 않으려는 당신이 더욱 고마운 아침.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고백을 한다.
철저한 이기에서 벗어나 세상에 속한 나를 보며
혼자일 수 없는 이유를...
혼자이지 않은 이유를 일깨우며 아침을 맞는다.

내가 당신을 가질 수 없었던 이유처럼,
당신이 나를 가질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한 우리.
그래서 더욱 하나 될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한 사람.
언제나 바라볼 수 있고 함께 걸을 수 있는 우리는,
당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갈 수 있고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에 뛰어갈 수 있기에
서로 원하지만 가지지 않아 행복한 우리들의 존재.
곁에 있는 존재로 충만한 감사와 기쁨을 누리는 우리.
잿빛 하늘에 겨울비가 촉촉이 내려 
나뭇가지들 틈을 타고 내려오는 이 아침.
참으로 아름다운 아침을 맞으며 마음도 촉촉이 젖는다.
모두를 떨어낸 겨울 나무들이 외롭지 않은 것은,
추운 겨울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은,
새 생명을 잉태하는 어미의 마음이기에 가능하리라.
겨우내 비바람과 눈보라의 혹한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오늘 아침,
촉촉이 내린 겨울비가 
당신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고마운 아침.
당신이 곁에 있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함께 호흡하는 것이 신비롭고 경이로운 이 아침.
촉촉이 젖은 마음에 금방이라도 '연한 새순'이
돋아날 듯 행복한 마음.
이 말간 기운을 당신께 보내며...
02/06/2008.
하늘.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하늘/신 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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