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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글

[스크랩] 사랑과 배려

 

 

 

 

 

 

          사랑과 배려

 

 

오래 전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야학의 학생들에게 카네이션을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선물도 받았습니다.

해 준 건 아무것도 없는데 받기만 해서 미안했습니다.

수업이 모두 끝날 무렵, 작달비가 사납게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우산이 없었습니다.

그치겠지 그치겠지 생각하며 교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정성껏 마련해 준 카네이션과 선물을

비에 젖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야학 교무실에 혼자 남아 있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교무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야학의 지하 계단을 오르는데,

계단 한쪽에 우산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우산 옆에 편지 한장도 있었습니다.

"이철환 선생님, 죄송해요.

스승의 날인데 저는 아무것도 드리지 못했어요.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이라도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카네이션 살 돈이 없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비가 많이 와서 제 우산 여기에 두고 갑니다.

선생님 비 맞으시면 안 되잖아요.

학생들이 준 선물도 비에 젖으면 안 될 것 같구요,

저는 집이 멀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선생님, 스승의 날 축하드립니다.

신정민 올림."

 

눈물을 글썽이며 정민이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사납게 쏟아지는 빗속을 우산도 없이 걸어갔을

정민이 모습이 아팠습니다.

 ...

그날 나는 정민이에게 사랑과 배려을 배웠습니다.

한 사람의 배려는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줍니다.

감동은 우리의 마음을 시냇물처럼 맑게 씻어줍니다.

...

당신의 재능은 사람들 머릿속에 기억되지만,

당신의 배려와 인간적인 여백은 사람들 가슴속에 기억됩니다.

가슴으로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당신 편입니다.

 

- 이철환의 <못난이 만두 이야기> 중에서 -

 

 

 

 
출처 : 로즈마리
글쓴이 : 하늘호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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