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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

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 - 토마스, 미뇽

 

괴테의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버르비에(Jules Barbier)와 까레(Michel Carré)가 대본으로 만든 전 3막의 오페라이다.

남국 정서를 풍성하게 간직한 낭만적이며 우아(優雅)하고 감상적(感傷的)인 선율로 대성공을 거둔 토마(Ambroise Thomas, 1811-1896)의 대표작이다. 서정적인 불란서 낭만파 오페라의 명작이다.

 

 

         서정적인 낭만파 오페라의 명작

 

   

고아(孤兒) 미뇽은 자기를 짚시(집시)의 유랑극단(流浪劇團)에서 노예처럼 얽매여 있던 몸을 자유롭게 풀어준 학생 빌헬름을 따르지만 그녀를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 빌헬름은 유랑극단의 오만(傲慢)한 여배우 휠린느(필린느, Philine)에게 마음이 쏠려 있다.

 

어렸을 때 납치된 딸을 찾아다니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악사(樂師) 로다리오는 남작(男爵)의 저택 공연에서 휠린느가 요란한 박수 갈채를 받는 것을 보고 질투한 미뇽이 저택을 불태워 버리겠다고 지껄이는 말을 듣고 자기가 저택에 불을 지른다. 휠리느가 빌헬름이 보낸 꽃다발을 무대 뒤 대기실에서 가져오라는 심부름 부탁을 받고 간 미뇽이 그만 연기에 휩싸여 정신을 잃는다.

 

다행히 빌헬름이 그녀를 구출한다. 빌헬름을 사랑하게 된 미뇽과 로다리오가 이탈리아의 한 대저택에 머물을 때 빌헬름이 무심코 지껄인 말에 로다리오는 제 정신이 돌아왔고, 그가 이 저택의 주인이며 미뇽이 바로 납치되었던 딸인 스페라타 라고 밝힌다. 빌헬름과 미뇽은 드디어 맺어진다.


      

                             [미뇽]의 주인공, 고아 소녀 미뇽

 

 

                                                         

                                                              A. Thomas / Mignon 중 "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

                                                      

 

 

Thomas, [Mignon]
Connais-tu le pays?
Connais-tu le pays où fleurit l'oranger?
Le pays des fruits d'or et des roses vermeilles,
Où la brise est plus douce
et l'oiseau plus léger,
Où dans toute saison butinent les abeillers
Où rayonne et sourit comme un bienfait de Dieu,

Un èternel printemps sous un ciel toujours bleu!


Hélas! Que ne Puis-je te suivre
Vers ce rivage heureux d'où le sort m'exila!
C'est là! c'est là que je voudrais vivre,
Aimer, aimer et mourir!
C'est là que je voudrais vivre!
C'est là, oui, c'est là.

Connais-tu maison où l'on m'attend là-bas?
La salle aux lambris d'or
où des hommes de marbre
M'appellent dans la nuit en me tendant les bras?
Et la cour où l'on danse
à l'ombre d'un grande arbre?
Et le lac transparent où glissent sur les eaux
Mille bateaux lègers, pareils à des oiseaux.
Hélas! Que ne puis-je te suivre
Vers ce pays lointain d'où le sort m'exila!
C'est là! que je voudrais vivre
Aimer, aimer et mourir.
C'est là que je voudrais vivres!
C'est là, oui, c'est là.
 
토마, [미뇽]
‘그대는 아는가 남쪽 나라를’
그대는 아는가 오렌지 꽃 피는 나라를?
과일이 황금빛으로 익고 장미는 붉게 피며,
산들 바람은 더욱 부드러워,
새는 훨씬 더 가볍게 나는 곳.
꿀벌은 한 해 내내 꿀을 모아 날아다니는 곳.
영원한 봄이, 신의 은혜처럼
끝없이 푸른 하늘 아래 빛나고 미소 짓는 곳.
아 슬픈 운명으로 쫓겨난 그 행복의 나라로
그대와 함께 갈수는 없을까.
그 곳에, 그 곳에야 말로 나는 살고 싶어.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죽고 싶어.
그 곳에서 나는 살고 싶어,
그 곳, 그래, 그 곳에서.

그대는 아는가 나를 기다리는 저택을?
황금의 화장널로 장식된
응접실의 대리석 조각상들이,
밤마다 손을 내밀어 나를 부르고,
가운데 뜰에서는
커다란 나무 그늘에서 춤을 추며,
맑은 호수에는 숱한 배가 가볍게
새처럼 물 위를 미끄러져 간다.
슬픈 운명으로 쫓겨난 그 행복의 나라로
그대와 함께 갈 수는 없을까,
그 곳에, 그곳에야 말로 나는 살고 싶어.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죽고 싶어,
그 곳에서 나는 살고 싶어,
그 곳, 그래, 그 곳에서.

 

 

아름답게 채색 된 로망스

원 가사는 “그대는 아는가 오렌지 꽃 피는 나라를”이지만, 표제는 흔히 통용되는 것과 같이 "오렌지 꽃"을 "남쪽"으로 썼다. 오렌지가 남방 과일이니까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친근감은 “남쪽 나라”에 더 있다. 빌헬름이 고아 미뇽의 신상(身上)에 관해 묻자 어린 시절을 말하는 노래이다. 훌루트(플루트, flute)의 반주로 아름답게 채색(彩色)된 로망스이며 오래 전에는 흔히 들을 수 있는 멜로디였지만 어찌된 까닭인지 요즘은 좀처럼 접할 수가 없다. "그곳에 가고 싶어“, ”그 곳에서 그대와 함께 살고 싶어“를 되풀이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사물을 열거하거나 상세하게 소원을 말하지는 않고 막연하게 오렌지 꽃 피는 남쪽 나라를 그리워하는 가사 첫 줄에 마음이 이끌린다. 그러다 보니 ”남쪽 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울고, 뒷동산의 동백꽃은 곱게 피었네. 뽕을 따던 아가씨들 서울로 가고 정든 사람 정든 고향 잊었단 말인가.“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추천 CD

[CD] 알메이다 지휘, 뉴 힐하모니 관현악단/암브로지안 가극단 합창단(1977) 마릴린 혼(S) SONY

그 동안 ‘아리아 집'에 이 노래를 수록한 기수는 시미오나토(Giulietta Simiona to/1951년, Decca)가 있었으나 폐반(廢盤)된지 오래이고 전곡반은 최근에 복각된 위의 CD가 있을 뿐이다.

 

[미뇽]의 관습적인 부분 생략이 있으나, 부록으로 휠린느의 두 번 째 아리아(제2막)와 원본 휘날레(제3막)를 모두 녹음하여 추가한 알메이다(Antonio de almeida)는 절도 있는 리더쉽을 발휘하여 감각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명료한 지휘로 악단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녹음은 적절한 공간감을 살려 따뜻하고 아늑하다. 미뇽 역의 혼(Marilin Horne)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유연(悠然)한 성악 기교를 충분히 발휘하여 곡을 뛰어난 성량으로 소화하고 있다. 그 밖의 휠린느 역의 웰팅(Ruth Welting), 마이스터 역의 반쪼(Alain Vanzo) 등 자기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여 훌륭한 공헌을 하고 있다.


[미뇽] 전곡 녹음. 알메이다 지휘

 

안동림 / 전 교수, [이 한 장의 명반 오페라]의 저자

전 청주대 영문학과 교수이며, 다수의 저서를 출간한 작가이자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 평론가이다. 저서로는

[이 한 장의 명반 클래식], [안동림의 불멸의 지휘자], [장자], [벽암록] 등이 있다.